까꿍 놀이를 해본 어른은 알 것이다. 아이가 얼마나 반복을 좋아하는지. 같은 동화책을 몇 번씩 읽어도 지루해하기는커녕 새 이야기를 만난 듯 심취하는지 말이다. 아이들의 뇌에는 정말 리셋 버튼이라도 달린 걸까.
내가 어렵게 알아낸 ‘행복의 비밀’은 ‘지루함을 편안함으로, 불행을 다행으로’ 바꿔 부르는 능력이다. 아이들은 이 능력을 타고났다. 같은 책을 읽으면서도 작은 차이를 발견하고 매번 기뻐한다. 어른에게는 지겨운 반복이 아이에게는 안정감을 준다. 뇌 과학자들에 의하면 반복은 뇌의 시냅스 연결을 강화해 전전(前前)두엽을 발달시킨다. 어른은 크면서 효율을 위해 삶을 패턴으로 이해하지만, 아이는 발달 과정에서 작은 차이를 찾는 데 천부적이다. 그 차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다.
몬테소리는 “아이는 반복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구성한다”고 말한다. 반복은 예측 가능성을 만들고 안정감을 주며, 미지의 것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세상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이때 아이는 학습과 탐색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 오히려 새로운 놀이공원, 키즈 카페, 게임 등에 집착하면 아이의 도파민 시스템은 망가진다. 계속 더 강한 자극만 찾고, 소소한 독서나 산책엔 흥미를 잃는다.
어쩌면 우리는 실수하고 있는 게 아닐까. 뇌 발달에 꼭 필요한 아이의 반복적 요구는 힘들어하면서, 아이에게 새로운 걸 경험시키는 데만 몰두하는 건 아닐까. 아이가 같은 동화책을 읽자고 말할 때, 같은 동작을 몇 번이고 해달라며 조를 때, 귀찮아하지 말고 아이의 뇌가 자라고 있다는 신호로 이해하면 어떨까. 모든 반복은 특유의 리듬을 만든다.
불행을 다행으로 호명하는 순간 매사가 감사의 은총이 된다. 반복과 지루함을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어릴 적 잃어버린 순수한 기쁨을 되찾을 수 있다. 그렇게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른의 그것에 비해 얼마나 아득히 낮은가. 그러나 감사와 기쁨은 가장 작고 약한 것들을 바라보는 그 시선에 놓여 있다.